두타산 & 베틀바위
산행 일자 : 2021년 6월 27일(일)
산행 구간 : 댓재-통골재-두타산-대궐터삼거리-대궐터-베틀봉-베틀바위전망대-무릉계 매표소(약 12.4Km)
함께한 이 : 왼발, 오른발 부부
두타산은 우리 부부가 백두대간 왕복종주를 하면서 두 차례 지났던 곳이다.
한번은 남진 진행시는 산행 후반부, 북진 진행시에는 어두운 새벽녁에 지났던 곳이다.
두타산에서 산성길 따라 진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문제는 집에서 출발전부터 발생한다.
전날 팔공산 산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날 음식을 먹었던 탓일까?
옆지기가 새벽에 갑자기 토하고, 설사까지 난리가 났다.
산행을 취소해야 하는가 고민을 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한 상태에서 옆지기는 그나마 진정이 되었다고 생각하여 주섬주섬 챙겨 산행에 나선다.
차량이동중 계속하여 잠만 자고 있는 옆지기
댓재 도착 후 출발전까지도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어차피 산행에 나선길 오늘은 쉬엄쉬엄 옆지기 보폭에 맞춰 진행한다.
평소보다 더 많은 음료와 간식거리를 챙긴 내 배낭의 무게도 장난이 아니다.
댓재에 도착했때 쨍쨍한 햇살이 오늘 더위가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댓재를 출발하고 30여분 지난 이후부터 갑자기 운무가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 버린다.
이러한 날씨가 옆지기에게는 도움이 되었을까?
초반 된비알길 없는 등로가 천천히 가는 우리에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고, 서서히 되살아나는 컨디션
옆지기가 내게 말하길, '오늘 하루 산행취소하고 집에서 잔소리 듣느니, 차라리 힘들게 산행에 나서는게 낫겠다 싶어서 따라 나섰단다.'
나중 컨디션 회복후에는 나오길 잘했다나~
어쨌든 두타산 정상을 지나 베틀봉으로 향하는 내내 조망은 1도 없고, 오히려 정상에서 점심을 먹는데 옆지기는 손이 시릴 정도로 춥다고까지 한다. 거기에 더해 베틀봉 진행중 소나기까지 내려 더 답답하게 한다.
베틀봉 정상을 지나 다 포기하고 베틀봉전망대로 향하는데, 왠걸, 갑자기 날씨가 쨍해지더니 베틀봉전망대에서의 뷰가 그 어느때보다 깨끗하고, 선명하다.
함께 같은 구간을 걸었던 다른 이들은 안개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이러한 행운이 올줄 꿈엔들 생각이나 했겠나.
오늘 하루 힘든 컨디션으로 산행에 나선 옆지기에게 주는 보답이 아니었나 하는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