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의 산하/2020년도

신안군 섬티아고, 12사도

가고싶은 섬, 작은 산티아고 기점˙소악도

섬티아고, 신안 12사도

언제 : 2020년 7월 5일(일)

어디 : 전남 신안군 증도면(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 약 11.5Km)

누구 : 왼발,오른발 부부

 

12개의 작고 예쁜 예배당이 찾는 이의 맘을 기쁘게 해 주는 곳

일상의 바쁜 걸음을 잠시 내려 놓고, 천천히 걷고 싶을 때 한번쯤 찾으면 좋을 곳이다.

 

기점소악도 지도

“갯벌에 박힌 보석처럼 작은 섬”

제주도처럼 큰 섬이 아닌, 홍도나 장도처럼 특별한 생태환경으로
매체에 나온적도 없는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기점악도

“노둣길로 이어진 섬들”

노둣길은 소악도 섬 두 개와 대기점도, 소기점도 등 섬 네 개를 한 섬처럼 이어주고 있다
썰물 때는 어미격인 병풍도와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신추도 등 5개 섬이 노두길을 따라 하나로 이어진다.
밀물 때 물이 들면 섬과 섬을 잇는 노두길이 바다로 잠수하여 다시 5개의 섬으로 변하는 신비한 곳이다.

“한겨울에 걸어도, 무진장 걸어도 힘들지 않은 길”

한겨울에 걸어도 춥지 않고, 높낮이가 없어서 무진장 걸어도 참 걷기 좋은 섬 순례길이면서
순례길 사이사이의 작은 예배당은 불자에게는 자신만의 작은 암자, 가톨릭 신자에겐 자신만의 작은 공소,
이슬람교도에겐 자신만의 작은 기도소, 종교가 없는 이들에겐 잠시 쉬면서 생각에 잠기는 자신만의 작은 성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안 12사도(2020705).gpx
0.19MB
송공항

04:30 송공항주차장에 도착하였으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버스에서 30여분 기다리다 밖으로 나온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주차장은 한산하다. 06:50 첫 배가 출항하기 때문이다.
화장실 옆에 설치된 섬 뻘낙지 음식 특화거리 안내석
새벽녘 바닷가로 천천히 걸으며 움직인다. 지금은 썰물 때라서 물이 빠지고 있다.
김으로 유명한 만큼 김 양식을 위한 장비들이 바다 가운데 세워져 있다. 지금은 여름철이라 양식장이 운영되지 않는다.
바람 한점 없이 바다는 고요하고 잔잔하다.
갯가에 버려진 닻은 세월의 흔적을 견디지 못하고 녹아 내리고 있다. 인간사도 똑같은 이치가 아닐까?
한때는 열심히 사용되었을 닻이 갯벌에 버려져 있다.
조금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저 앞의 송공산을 올라 볼 수 있을텐데, 우측 아래는 분재공원이 위치해 있다.
이미 해는 떴을 시간이지만 짙은 구름속에서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
다시 주차장으로 되돌아 온다.
송공여객선터미널, 오늘은 이곳을 기점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이다.
천사아일랜드호 운항시간표, 소악도를 가기 위해서는 이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우리는 06:50 송공할 출발, 14:25 소악에서 송공항으로 나올 것이다.
뉴드림호는 송공에서 흑산도를 오가는 배편이다.
송공항 방파제에서 바라다 보이는 천사대교
흑산도를 왕복 운항하는 뉴드림 카페리호
06:50 아일랜드호에 승선하여 대기점도로 향한다.
길고도 긴 천사대교가 이제는 여러개의 섬들을 육지로 만들었다.
아일랜드호는 미끄러지듯 천사대교 밑을 통과한다.
서서히 좌측으로 기점도가 조망되기 시작한다.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바다는 고요하기만 하다.
이제는 마스크가 필수가 되어 버린 우리들의 일상이다.
맨 좌측이 진섬, 중앙이 소기점도, 우측이 기점도
송전탑이 세워진 진섬을 지난다. 맨 마지막에 저곳 소악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나올 것이다. 앞쪽 소나무가 서 있는 곳은 나비도
중앙에 소악도, 우측에 기점도에서 소악도로 건너는 노둣길에 있는 마태오의 집이 보인다.
저 앞쪽으로 대기점도와 선착장이 눈에 들어 온다.
전방의 섬들은 병풍도이다.
기점도와 대기점도
좌측의 승합차는 기점도와 소악도를 운행하는 마을버스이다. 배 들어 오는 시간에 맞추어 대기중인듯 하다.
천천히 배가 선착장에 접안을 시도한다. 첫번째 예배당 베드로의 집이다. 12사도길 대표적인 이미지 컷이다.
대기점도 도착
우리를 내려준 배는 이제 병풍도로 향한다. 시커먼 매연을 엄청나게 내 뿜는다.
배에서 함께 내린 다른 사람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동안 우리도 대기점도 도착 인증샷
다른 사람들이 모두 예배당을 벗어날 때까지 한쪽에서 기다린다.
1. 베드로의 집

건강의 집(베드로)

  • 위치 : 대기점도 대기점 선착장
  • 가이드 : 그리스 산토리니의 둥근 푸른 지붕의 이미지. 흰 회벽으로 거칠게 마감,
    바다와 잘 어울리는 산뜻한 색감, 순례길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종이 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예배당까지의 거리가 함께 표시되어 있다.
작품명, 작가명이 함께 새겨져 있고
파란 하늘이 있었다면 더 멋진 장면이 나올 수 있었을것 같지만, 이 정도도 만족한다. 원래 비가 예보되었던 탓에
참고로 좌측은 화장실이다. 우측이 예배당
예배당 내부, 이곳에서는 종교를 떠나 저마다의 믿음으로 기도를 할 것이다.
내부의 창을 통해 병풍도를 바라본다.
기도를 하지 않고, 포즈만 취하고 있다.
우릴 이곳에 내려 주었던 배는 벌써 병풍도를 돌아 나오고 있다.
꼭 한번씩 이 종을 울리고 지나간다.
마을길로 이어지는 길이 예쁘다.
옆지기는 벌써 포토존에 올라 서 기다리고 있다.
아쉬움에 다시 뒤 돌아 보고
이러려고 기다렸단다.
서서히 움직인다.
자꾸 뒤로 눈이 간다.
자전거를 탄 아가씨들이 들어가 있다.
사방이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무한한 생태자원인 것이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단다. 소악선착장까지 편도이면 10,000원, 이곳으로 다시 가져오면 5,000원
모든 길 가장자리에는 '순례자의 길'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잃거나 할 일은 없다.
2. 안드레아의 집

생각하는 집(안드레아)

  • 위치 : 병풍도 노둣길 입구 북촌마을 동산
  • 가이드 : 노둣길을 배경으로 마을 동산에 위치함.
    두 개의 높고 둥근 지붕이 있는 건축미술 작품으로, 단단하고 아름다운 외관임

고양이 한 마리가 이색적이다.
머리 만지지 말라냥~
안드레아의 집 내부
내부 벽에 뚫린 구명으로 병풍도를 바라 볼 수 있다.
위 천장을 올려다 보니, 밝은 빛이 내부로 들어온다.
항아리가 운치를 더해 준다.
병풍도로 들어가는 노둣길, 조금전 물이 빠진듯 길이 아직도 젖어 있다.
사람들을 피해 서둘러 자리를 옮긴다.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들어갔다 나올 것이다.
야고보의 집으로 먼저 간다.
가는 길이 예쁘다. 선두 그룹이 벌써 도착해 있다. 우리는 딱 중간에 단 둘이 이동을 한다. 그러니까 딱 좋다.
3. 야고보의 집

그리움의 집(야고보)

  • 위치 : 대기점도 저수지 지나 숲속
  • 가이드 : 논둑길을 따라 작은 호수 주변 숲속의 작은 예배당이다.
    심플한 디자인에 로마식 기둥을 입구 양쪽에 세워 안정감이 돋보임

집 주인이 나오는 줄??
예배당 내부, 빨간색이 포인트다.
벽화에 새겨진 형상은 불교쪽에 가까운듯
그렇지, 이렇게 기도를 해야지
야고보의 집에서 들어온 길을 내려다 본다. 정말 평화로워 보인다. 마음이 절로 평온해 진다.
길을 나선 우리들에게 또 다른 갈림길, 이정표가 워낙 잘 되어 있다.
요한의 집까지 1.1Km가 아니라, 실제는 400M 가량이다.
갈림길에 세워진 이정표
폐교이다. 이승복 어린이 동상이 세워져 있다. 나는 왜 '이승만'이라는 이름만 떠 올랐을까???
한 때는 애들이 재잘재잘 뛰 놀았을 운동장은 폐허가 되었고
운치 있고 아담한 돌담길 따라 걷다보니
대문앞에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나와 앉아 있다.
4. 요한의 집

생명평화의 집(요한)

  • 위치 : 남촌마을 입구
  • 가이드 : 하얀 원형의 외곽에 지붕과 창의 스텐드그라스가 아름다움.
    치마처럼 펼쳐진 계단과 예배당 입구의 염소 조각이 눈길을 끈다.

약간의 보수가 필요해 보인다.
창을 통해 투영되는 빛이 아름답다.
아직도 새끼 냥이들이 이러고 있다. 
5. 필립의 집

행복의 집(필립)

  • 위치 : 기점-소악 노둣길 입구
  • 가이드 : 프랑스 남부의 전형적인 건축형태를 띰.
    적벽돌과 갯돌, 적삼목을 덧댄 유려한 지붕 곡선과 물고기 모형이 독특함

내부의 십자가가 너무 예쁘다.
대기점도에서 기점도로 넘어가는 노둣길, 바닷물이 들어차면 건널 수가 없다. 그럼 또 쉬어가야 한다. 쉬엄쉬엄
물이 빠진 갯벌에는
여러 종류의 게들이 나와 노닐고
망둥어도 기어 다닌다. 
기점도에 들어선다.
지금도 완성되지 않았는지
6. 바르톨로메오의 집

감사의 집(바르톨로메오)

  • 위치 : 기점도 큰 호수위
  • 가이드 : 호수 위의 교회로, 물이 가득한 호수에 그림처럼 떠 있는 건축미술.
    목조와 통유리로 자연을 흡수하는 우아한 형태.

물 위에 떠 있기에 들어가 볼 수가 없다.
짙게 내려 앉은 구름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땡볕 보다는 낫다.
광할한 갯벌
곳곳에 설치된 이정표
기점도선착장 갈림길, 이곳에서 우측 방향 진행이다.
우측 저 멀리로 토마스의 집이 보인다.
작가들의 작업실
쉬엄쉬엄 가라는 의자도 설치되어 있고
마태오의 집이 먼저 보인다. 저곳은 나중에 지나게 된다.
저 멀리로 천사대교가 조망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마태오의 집으로 연결되는 노둣길
전방에 유일한 게스트하우스 및 식당, 카페
먼저 토마스의 집으로 간다.
7. 토마스의 집

인연의 집(토마스)

  • 위치 : 게스트하우스 뒤편 순례길
  • 가이드 :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단정한 사각형의 흰색 건축물로 별들이 내려와 박힌듯 구슬 바닥과 푸른색 문이 인상적이다.

나와
우리가 들어간다.
예배당 내부, 조그마한 성경책이 펼쳐져 있다.
잠시 앉아 쉬는척 하는 연출도 해내고
이내 발걸음은
게스트하우스에 들어 선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식사를 하기에는 빨라 옆쪽에 운영중인 카페로 들어선다.
카페 내부에는 이러한 모형들을 판매하고 있다. 시원한 아이스커피로 목을 축이고 간다. 우리는 '행복의 집'을 하나 구입한다.
하트가 조금 아쉽고
소기점도에서 소악도로 들어가는 노둣길, 중간에 도로 보수 공사가 한창으로 어수선하다.
8. 마태오의 집

기쁨의 집(마태오)

  • 위치 : 소악도 갯벌 위
  • 가이드 : 푸역의 상징적 자연물인 갯벌 위에 세운 건축미술 작품으로, 러시아 정교회를 닮은 양파지붕이 아름답다.

먼저 들어가 기다리고 있다.
계단길부터 멋스럽다.
그대는 기쁨을 기다리고 있는가?
외벽이 화려하다.
게스트하우스 방향
갯벌 가운데
소악도 방향
사진이 초점이 안맞았다. 양손에 아이스커피
소악도로 넘어 간다. 바닷물이 찼을때 물위에 떠 있는 이곳 예배당 모습이 압권이란다.
누군가 바위에 새겨 놨다. 글쎄????
소악도 교회, 예배를 보는지 찬송가 소리가 들린다.
카페는 기부금 형식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비용을 지불하고 싶은대로 지불하면 된단다.
모든 뜻이 통하는 '거시기'의 철학
동네 주민 한분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걷고 있다. 목포에 집이 있는데, 남편이 게스트하우스 관계자로 이곳에 잠깐씩 들르는 곳이란다.
조형물이 특이하다. 옆지기는 나뭇가지에 돌멩이를 끼워 넣은것 아니냐고 한다. 과연 그럴까? 당연히 스틸로 되어 있다. 그래서 무게를 버틸 수 있겠지만
우측으로 살짝 다녀온다.
이것은 무엇인고???
9. 작은 야고보의 집

소원의 집(작은 야고보)

  • 위치 : 소악도 둑방길 끝
  • 가이드 : 프로방스풍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동양의 해학적인 곡선과 서양의 스텐드글라스가 물고기 모형으로 어우러짐

물고기 모형의 글라스
뒤를 돌아보니 멋지다
조형물의 소재는 확인이 되었는가???
한 손만 허전하다면서 가방속의 손수건을 하나 더 꺼내 든다.
10. 유다 타대오의 집

칭찬의 집(유다 다대오)

  • 위치 : 소악도 노두길 삼거리 (공유수면)
  • 가이드 : 뾰족지붕의 부드러운 곡선과 작고 푸른 창문이 여럿 있는 작은 예배당으로, 외부의 오리엔탈 타일이 잘 어우러진 작품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니가 왜 거기서 나오냐구?'
깜찍스럽다.
일상을 크게만 보다가 작은 창을 통해서 본 세상은 또 다른 느낌이다.
이곳에는 새우양식을 많이 하고 있었다. 산소 공급을 위해 물레가 열심히 돌고 있다.
11. 시몬의 집

사랑의 집(시몬)

  • 위치 : 소악도 진섬이 보이는 솔숲
  • 가이드 : 건축물의 실내에 들어서면 바다와 한몸이 되는 곳.
    두터운 흰 석회벽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단단한 조형미가 압권

'시몬 들리느냐, 시몬 보이느냐'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었지만, 당췌 보여야지
이 밴치에 앉아 쉬면 일품이겠다.
잠시 대밭길을 걷는다.
경고문구, 때를 잘못 맞추면 3~4시간을 쉬어 가야 한단다.
바닷물이 차면 그럴만 하겠다. 저 앞의 섬이 '딴섬'이란다.
12. 가롯 유다의 집

지혜의 집(가롯 유다)

  • 위치 : 소악도 딴섬 산 245
  • 가이드 : 작은 섬에 있다.
    몽쉘미셀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뾰죽지붕과 붉은 벽돌, 둥근 첨탑이 매력적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예배당 내부는 소박하다.
세상을 다 품을 수 있을까? 아님, 땀을 말리는 걸까?
신안은 염전뿐만 아니라 김 양식장으로 유명하다. 서서히 바닷물이 차 오르고 있다.
대숲 사이로 조망되는 바다는 더 예쁘다. 보일듯 말듯
시몬의 집 의자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바람은 없지만 조망이 대신해 준다.
갑자기 햇빛이 나타나 양산을 펼쳐 들었다.
선착장가는길
저 앞쪽의 섬은 매화도이다. 당연히 산은 매화산이다.
대기점도에서 빌린 자전거를 이곳에 반납 할 수도 있단다.
선착장 옆 유일한 카페이자, 음식점, 연락처로 전화를 하니 조금전 지나온 소악도교회에서 예배중이시란다. 이곳에서 14:25 배 시간까지 약 3시간을 보내게 된다. 콩국수와 김전이 별미이다. 당연히 시원한 음료, 맥주 등도 있다. 주인 아주머니의 입담과 음식 솜씨가 일품이다. 대단한 자긍심을 가지고 계신다. 인심도 후하시고, 뒤쪽에 민박집을 겸하고 있다.
서서히 물이 들어오고 있다.
담장의 능소화
배가 병풍도로 들어가고 있다. 저 배가 우리를 태우고 나갈 것이다. 바닷물이 꽤 많이 들어찼다.
파아란 하늘도 보이기 시작하고
조그마한 배 두척이 뒤뚱뒤뚱 움직인다.
천사대교 방향
바닷물이 거의 만조가 되었다. 

 

걷기길을 따라 힐링하는 하루였다.

조금 더 천천히 여유롭게 걸었어야 하는데, 산길을 걸었던 습관으로 걷다보니 너무 빨리 걸어 배 시간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1박을 하면서 천천히 걸어도 좋겠다.

이곳에서 보는 노을과 밤 하늘의 별이 그렇게 예쁘단다. - 쉼터 주인장 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