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가을, 경복궁 향원정
2021년 11월 11일(목)
2021년 11월 5일, 4년 여의 긴 공사를 끝마치고 일반에 공개된 경복궁 향원정을 다녀왔다.
景福宮 香遠亭
조선시대 궁궐인 경복궁의 후원에 있는 정자이다.
위치는 건청궁의 바로 남쪽, 함화당과 집경당의 북쪽에 있다.
'향원(香遠)' 뜻은 '향기(香)가 멀리(遠) 간다'로, 북송 시기 학자 주돈이(周敦頤, 1017 ~ 1073)가 지은 《애련설(愛蓮說)》의, '향기가 멀리 갈수록 더욱 맑아진다(香遠益淸)'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조선 초기에는 없었다. 1456년(세조 2년)에 경복궁 후원에 지은 취로정(翠露亭)이 향원정 자리에 있었다고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현재 향원정은 경복궁 중건 이후에 처음 세웠다. 시기는 1867년(고종 4년)에서 1873년(고종 10년) 사이로 보이나 1873년 건청궁과 같이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 왕과 왕실 가족들이 휴식처로 이용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고종 당시의 모습을 유지한다.
- 언론보도 -
조선의 으뜸 궁궐인 경복궁에서 경회루와 함께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향원정'(香遠亭) 풍경을 4년 만에 온전히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복원 공사를 마친 향원정과 연못 향원지(香遠池), 건청궁과 향원정을 잇는 다리인 취향교(醉香橋)를 11월 5일 공개했다.
가림막이 철거된 향원지 주변 나무는 고운 단풍으로 물들고, 백악산과 인왕산도 울긋불긋해 추색(秋色)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향원정은 사각형 향원지 안에 조성한 동그란 섬에 지은 육각 이층 정자다. 정자 명칭인 '향원'(香遠)은 중국 학자 주돈이(1017∼1073)가 지은 '애련설'(愛蓮說)에서 따온 말로 '향기가 멀리 간다'는 뜻이다.
조선 제26대 임금 고종(재위 1863∼1907)이 세운 건청궁 남쪽에 있어 고종과 명성황후가 휴식을 즐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수 공사는 건물이 전반적으로 기울고 목재 접합부와 기단 등이 헐거워졌다는 진단에 따라 시작됐다. 2017년 5월 설계 용역을 추진하면서 향원지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한 뒤 연못 물을 뺐고, 이듬해 11월 작업에 들어가 3년 만에 마무리됐다.
궁능유적본부는 향원정을 완전히 해체한 뒤 다시 조립했고, 섬 둘레에 있는 석축(石築)을 정비했다. 나무 부재는 18%를 바꿨으며, 석재는 15%만 새로 사용했다. 다만 기와는 공장제 기와를 수제 전통 기와로 교체해 재사용률이 11%였다.
아울러 정자가 기울어진 이유가 주춧돌 균열과 침하 현상 때문임을 밝혀내 말뚝 799개를 박아 건물 하부 지반을 보강했다.
발굴조사를 통해 1층에 있던 도넛형 온돌도 찾아냈다. 온돌은 보통 밭고랑이나 부챗살 모양으로 고래(구들 밑으로 난 연기가 통하는 길)를 설치하는데, 향원정은 가장자리를 따라 고래를 둬 난방이 바깥쪽을 중심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또 현존하는 유구(遺構·건물의 자취)를 활용해 향원지 외부와 연결된 낮은 굴뚝을 복원했고,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연기가 연못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목재 연륜 연대 조사로 1881년과 1884년에 벌채한 나무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규명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궁능유적본부는 목재를 근거로 향원정 건립 시기를 고종이 창덕궁에서 경복궁으로 돌아온 1885년으로 추정했다. 과거에는 '향원정'이라는 건물 명칭이 승정원일기 1887년 기록에 처음 등장하기 때문에 막연히 1887년 이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건청궁 조성 시기인 1867∼1873년에 향원정이 함께 완성됐다는 견해도 있었다.
1953년 향원정 남쪽으로 재건된 취향교는 원위치를 찾아 북쪽으로 옮겼다. 형태도 옛 사진을 기준으로 돌기둥에 나무 판재를 얹은 평평한 다리에서 아치형 나무다리로 바꿨다. 색상은 '하얀 나무다리'라는 기록에 따라 흰색으로 칠했다.
정현정 궁능유적본부 주무관은 "관람객들이 새로운 다리가 철제처럼 느껴져서 생경해 하거나 놀라기도 한다"며 "당시 고종이 전등 같은 서양 문물을 많이 도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좋을 듯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붕 중심에 세우는 호로병 같은 장식인 절병통도 과거 사진을 참조해 교체했다. 외부 난간을 복원하고, 정자 내부에 있던 구조물인 가새(대각선 방향으로 빗댄 막대)와 덧기둥은 제거했다.
1층 천장과 벽은 문양이 있는 고급스러운 종이인 능화지로 도배했다.
강성찬 국가무형문화재 배첩장 이수자는 "능화지는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다"며 "밀랍이 함유돼 있어 벌레가 오지 않고, 항산화·항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장은 청운(靑雲)의 꿈을 품으라는 뜻에서 푸른색 능화지를 발랐던 듯하다"며 "벽에 붙인 흰색 능화지가 문양을 내기는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궁능유적본부는 건립 당시에 칠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청의 안료를 추가로 조사하고, 내년 4월부터 내부를 특별관람 형태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소연 궁능유적본부 사무관은 "향원지 수위는 30∼40㎝ 정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봄이 지나면 홍련과 백련이 피어 화려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11/05 16: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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